촬영당시 프로필 촬영 경험이 거의 없던 혜준이는
무대위에서나 동영상 촬영에서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반면
사진촬영을 위한 호리전트 위에서는 의외로 적응을 하지 못했다.
프로필 사진촬영은, 제공되는 컷수가 10컷이상 되지만
작가나 모델 입장에서
주로 사용하게 되는 사진은 어차피 한장.
귀여운 페이스와 육감적인 몸매를 갖춘 어린 혜준에게
이 한장을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자신감이었다.
패션모델같은 날렵하고 늘씬한 몸매는 아니지만
수준급의(?) 바스트가 돋보였던 혜준에게 자신감을 부여하기 위해
흰 셔츠의 단추를 풀러버렸다.
가슴성형을 통해 펌프업 된 보통의 모델들은
평범한 이너웨어 만으로도 보기좋은 Y라인을 연출 할 수 있는 반면
자연산인 모델들은 이 Y라인을 제대로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소품을 활용하게 되는데
그 소재는 양말부터 청테이프, 두루마리 휴지 등등 -ㅅ-
테스트촬영 후 샘플을 본 혜준의 얼굴에
급 자신감 충만.
곧바로 시작한 메인 촬영에서 순식간에 이 한장이 찍혔다.
찍는 작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찍힌 모델의 입장에서 A컷을 먼저 골라주는 내 스타일은
선배 작가들에게 간혹 비판의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촬영료는 선배가 주는거 아니잖아요.
니가 마음에 들면 나도 마음에 드는거야. 내 사진은.
지나치게 가슴쪽으로 시선이 분산되는것을 막기위해
순간광 촬영이지만, 심도를 얕게 할 필요가 있었다.
풍경촬영용 CPL렌즈를 ND필터 대신 활용해
조리개를 열어 심도를 낮추고
정확히 촛점이 맞아야하는 눈동자에 반사판을 조준했다.
내가찍는 여자 모델들의 프로필 사진에는
대부분 Y라인을 살린 사진이 많다. 압도적으로.
세상의 많은 곡선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곡선이 아닐까 생각한다.